"Quand tu veux construire un bateau, ne commence pas par rassembler du bois,
“배를 만들고 싶은가? 그렇다면 사람들을 불러모아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해야 할 일을 나눠주는 등의 일을 하지 말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심어줘라.” 개인적으로도 아주 좋아하는 작가, 어린왕자를 쓴 생텍쥐페리의 말이다.
15년 11월, 우리가 처음 닷 미니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KOICA에 사업을 신청했을 때, 우리 팀이 가지고 있던 것은 ‘9명의 팀원’ 그리고 ‘개발은 했지만, 신뢰성은 알 수 없는 기술’ 뿐이었다. 아직 닷의 첫 번째 제품인 닷 워치를 개발하기도 빠듯한 시기였지만, 우리 팀은 닷 미니야말로 교육을 필요로하는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기존 셀 대비 10분의 1의 가격인 ‘닷 셀’은 전 세계에 파괴적인 혁신을 불러오고, 그 진정한 수혜자는 전 세계 인구의 75%에 해당하는 저소득층 시각장애인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닷 미니를 처음 만든다고 했을 때, 처음부터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닷 미니 목업을 제작하는 데만 매달려 있지는 않았다. 대신, 케냐에 방문해서 닷 미니가 바꿀 수 있는 교육환경, 아이들의 미래, 시각장애인의 가능성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닷의 기술로 변화될 수 있는 전 세계 저소득층 시각장애인들의 삶의 변화에 관해서 이야기 했다. 지난 1년 반 동안 정부 기관에, 전 세계 언론에, 현지 기관과 유통업체, 우리 파트너와 투자자에게 끊임없이 그 이유를 이야기하고, 닷 미니가 가져올 수 있는 미래를 심어줬다.
그리고 2017년 6월 29일, 우리는 KOICA CTS SEED 2사 업에 선정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SEED 1 활동에서 우리의 미션이었던 닷 미니가 케냐(아프리카)의 저소득층 시각장애인에게 정말 필요한 디바이스라는 것을 증명해 보인 순간이었다. 1년 넘게 수많은 케냐사람들과 만나고, 시골 시각장애인 학교를 전전하며 베타테스트를 하고, 매달 20번이 넘는 보고서를 써내며 5번의 케냐 출장으로 얻은 귀한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를 믿고 지지해준 CTS팀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 더 감사했다.
KOICA CTS SEED 2를 진행하는 2년 동안 우리의 미션은 닷 미니 500대를 4개 케냐 시각장애인학교에 무상으로 보급하고, 이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른 아프리카, 인도, 아시아의 더 많은 시각장애인 학교, 기관에 닷 미니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시각장애인 교육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개별 구매가 어려운 저소득층 시각장애인들에게 공공조달로 닷 미니를 보급하여 혼자서도 학습이 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디바이스 안에 SDcard/USB로 교과서를 넣거나 책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넣어서 소리와 함께 읽고, 듣고, 말하면서 배울 수 있다.
목표를 만드는 것은 사람이지만, 일단 목표가 만들어지면 목표가 사람을 이끌어 준다. 무엇인가를 만들라고 사람들에게 강요하지 않아도, 우리가 꿈꾸는 바다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게 되면 우리들은 스스로 배를 만들어서 바다에 나가게 될 것이다.
생텍쥐페리의 말처럼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말했고, 많은 이들의 꿈을 담아서 다시 한번 아프리카 대륙으로 향하는 배를 만들었다. 이 항해가 끝나갈 즈음에는 아프리카와 인도의 시각장애인 학생들이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계속 학업을 이어가기를 진실로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