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 장치를 만드는 소셜 스타트업 ‘닷’이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삼성증권과 상장 주관사 계약을 맺은 닷은 기술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코스닥 상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17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닷은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를 준비하고 있다. 2015년 설립된 닷은 세계 최초로 점자 스마트 워치인 ‘닷워치’를 개발하면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는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시각장애인이 촉각을 이용, 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이어 닷은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 등을 적용, 점자 셀이 배열된 ‘닷패드’를 시장에 내놨다. 기존 시각장애인용 보조기가 글씨만 구현하는 게 가능했다면 닷패드는 그림뿐 아니라 수식, 도형 등 다양한 형태를 구현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닷패드를 통하면 시각장애인 학생은 다양한 과학·기술·공학·예술·수학(STEAM) 교육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닷은 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닷 키오스크(Dot Kiosk)’를 선보였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키오스크로 구청, 시청, 지하철역, 박물관 등 공공기관에 활발히 보급하고 있다.
2021년에는 세계 최대 사회혁신 스타트업 경진대회인 ‘익스트림 테크챌린지(XTC·eXtreme Tech Challenge)’에서 우승한 데 이어 같은 해 ‘과학기술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 국제 콘퍼런스에서 적정기술상을 받았다. 2022년에는 대한민국 ICT 기술을 대표하는 ‘혁신기업 국가대표100’에 선정됐으며 ‘CES 2023’에서는 최고 혁신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지난해부터 닷패드는 애플의 내장 스크린 리더, ‘보이스오버’와 호환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보이스오버 기능을 활용해 시각장애인은 화면 내용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화면의 그림을 촉각 디스플레이로 실시간 만질 수도 있다. 닷은 2022년부터 4년간 미국 현지 모든 시각장애인 학교에 닷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 계약 규모는 약 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닷패드는 20여개 국가에서 상용화됐다.
김주윤 닷 대표는 “상장은 목표라기보다는 글로벌 ESG 기업이 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닷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시각장애인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는 데 기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ESG 가치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이러한 부분에 관심을 갖는 대기업, 스타트업이 많아지고 있다”라며 “닷이 전 세계 시장에서 ESG 한류를 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