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수연 기자] 조달청이 ‘제3회 조달의 날’을 맞이해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 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1관에서 ‘미래를 조각하다! 세계로 달리다!’라는 주제로 행사를 개최했다.
조달의 날은 공공조달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관심을 증대시키고 공공조달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로, 매년 9월 30일이다.
올해 세 번째를 맞은 조달의 날에는 조달기업과 공공기관, 조달청 직원을 비롯한 ‘조달인’들이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공공조달이 나아갈 비전을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 오늘날의 공공조달 “기업의 혁신성장 촉진하고 국가 정책 지원해”
이날 행사는 김윤상 조달청장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김 청장은 “조달의 날을 제정하고 기념하는 뜻은 연간 200조원에 달하는 공공조달의 막대한 구매력과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함이다”라며 “오늘날의 공공조달은 기업의 역동적인 혁신성장을 촉진하고 국가 정책을 지원하는 중요 정책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공공조달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신성장 조달 생태계 구축 △조달현장의 킬러규제 혁신 △국민안전과 경제안보 뒷받침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조달체계 구축 등 네 가지를 언급했다.
특히 ‘신성장 조달 생태계’와 관련해선 “우리 기업들이 국내 조달 성과를 토대로 국제개발협력 사업과 해외실증지원 사업 등에 참여하고 수출 성공으로 연결되도록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제3회 조달의 날 슬로건인 ‘미래를 조각하다! 세계로 달리다!’에 맞춰 김 청장은 “전략적으로 공공조달의 미래를 조각하고 우리기업과 경제가 역동적으로 세계로 달려 나가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김상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과 기재위 소속 여당 간사인 류성걸 의원 등이 참석해 조달의 날을 축하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산업경쟁력 수출 활성화를 견인하고 경제활력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류 의원도 “디지털 전환 등 다가올 미래에 대비해 공공조달의 새로운 역할과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며 축하 인사를 건냈다.
◆ ‘톡톡 튀는 아이디어’ 80여개의 ‘신성장제품’이 한 공간에
조달의 날 행사를 맞아 DDP 아트홀 1관에는 80여 개의 신성장제품 전시 부스들이 설치됐다. 부스는 △해외수출관 △첨단바이오관 △생활안전관 △벤처나라관 △특별관 등 5개 주제로 구성됐는데, 이 중 특히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멈춘 신성장제품은 ‘산업용 스마트 에어백’이었다.
해당 제품은 건설 현장 등 산업현장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들을 위해 고안된 에어백으로, 추락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에어백이 부풀어 사고자의 인체를 보호해주는 제품이다. 또 추락 시 사고자의 사고 상황과 위치를 즉시 주변인에게 알려 골든타임을 지켜줄 수 있다.
해당 제품을 소개한 세이프웨어 관계자는 “지난해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후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산화탄소 카트리지를 교체하면 재사용이 가능하고 내장 배터리는 1회 충전 시 최대 120시간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들은 관람자들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추락 등 중대재해를 예방하기에 좋을 것 같다”고 호응했다.
지난해 8월 여름 서울에 쏟아진 ‘물 폭탄’은 큰 재산‧인명 피해를 남겼다. 서울 서초구에서는 수압을 이기지 못하고 열린 맨홀 뚜껑에 남매가 빨려 들어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맨홀 밑 지하에서 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밀폐된 맨홀 속에는 황산가스와 질소, 인 등 유독가스가 존재하는 만큼 작업 중 질식사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최근 맨홀 뚜껑에 대한 위험성이 시민들에게 익히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 맨홀’이 이목을 끌었다. 스마트 맨홀은 다양한 센서를 통해 온도와 습도, 일산화탄소 등 현장의 환경을 감지할 수 있다.
SDT 스마트 맨홀 관계자는 “기존 맨홀들은 주철 소재로 돼 통신환경 자체가 좋지 않아 내부 환경을 측정하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스마트 맨홀 재질은 폴리머 소재로 통신 감쇄 없이 내부환경을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게 자체도 주철의 5분 1 정도로 약 20kg이다”라며 “맨홀 뚜껑 뒤쪽의 기기는 내부의 유해가스뿐만 아니라 수위 등을 미리 검침하고 경고를 줄 수 있는 장치”라고 말했다.
‘무게가 가벼운 만큼 쉽게 열리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특허 받은 ‘S자 형상의 힌지’로 인해 수압에 의해 뚜껑이 열리더라도 30도 정도만 열린 다음 다시 닫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답했다.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닷 패드’도 많은 관람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시각장애인의 디지털 정보 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한 보조기기인 ‘닷 패드’는 개막식 당시 행사의 시작을 알리며 김윤상 청장과 김상훈 위원장 등이 시연하기도 했다.
‘닷 패드’는 총 2400개의 핀으로 표와 수식, 이미지 등의 시각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는 디지털 단말기로, 표현된 그림과 이미지 등을 손끝으로 만져서 인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닷 패드를 제작한 주식회사 ‘닷’ 관계자는 “기존에는 시각장애인이나 중도시각장애인, 점자 사용자가 그래픽을 이해할 때 점자로 된 문서로만 이해할 수 있었지만, 닷 패드는 손끝으로 만지면서 그래픽을 직접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취재진이 직접 터치 패드에 ‘꽃 모양의 그림’을 그리고 닷 패드를 손끝으로 만져보니 취재진이 그린 꽃 모양이 그대로 반영돼 촉각으로 느껴졌다. 닷 패드에는 점자로 ‘꽃 입니다’라는 해석이 표시됐다.
해당 기기는 2022년 12월 조달 등록이 돼 혁신제품으로 인정됐고 현재는 조달청에서 판매되고 있다. ‘닷’은 공공조달 유공자를 격려하고 포상하기 위해 행사 오후에 진행된 ‘유공자 포상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닷 관계자는 “우선은 교육기관들을 목표로 조달하고 있다”며 “장애인 고용공단에도 기기가 등록돼 있기 때문에 원하시는 분들은 신청을 통해 지원받아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제품들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하고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 “모든 기관‧기업‧국민이 ‘조달의 날’ 주인공”
조달청은 이들 신성장제품의 판로개척을 위한 자리도 마련했다.
행사 첫 날인 25일 오전에는 ‘공공조달의 회고와 미래 짚어보기’를 주제로 ‘공공조달 정책 세미나’가 개최됐다.
해당 세미나에는 오연천 울산대학교 총장과 이원희 국립 한경대 총장을 비롯해 공공조달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공공조달의 현안과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오후에는 공공조달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에 대한 포상 수여식이 진행됐다. 정부포상은 ‘닷’을 비롯해 공공문제 해결을 위해 혁신제품을 적극 구매한 한국도로공사와 의료용 포터블 엑스선 장치 개발로 국산 의료기 수출활성화에 기여한 ㈜레메디, 정부물품을 효율적으로 관리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광주센터와 류정연 병무청 사무관이 수상했다.
국무총리표창은 △구미시설공단과 △(주)마이크로시스템 △원지혜 한국국제협력단 팀장 △(주)에이텍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김성주 해양경찰청 경사가 수상했다.
김 청장은 “모든 기관과 기업, 국민이 연간 200조원 규모의 공공조달 참여자이면서 ‘조달의 날’의 주인공”이라고 축하 인사를 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