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아 이목을 끈 스타트업 닷이 기업공개(IPO)에 시동을 건다. 삼성증권과 상장주관사 계약을 맺으면서 기술특례 트랙으로 코스닥 입성을 시도할 방침이다.
10일 IB업계에 따르면 최근 닷은 삼성증권과 코스닥 시장 IPO를 위한 상장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증권은 하나증권, 대신증권 등과 주관 자리를 놓고 경쟁해왔던 것으로 파악된다.
2015년 설립된 닷은 자체적으로 기술력으로 확보한 핵심 기술 '닷 셀'을 활용해 시각장애인용 보조기기 제품을 만들어왔다. 근래 들어 국내외 투자자의 이목을 끈 건 2021년 세계 최초로 내놓은 닷 패드(사진) 덕분이다.
닷 패드는 촉각 디스플레이로서 2400개 핀을 활용해 PC, 모바일, 전자칠판 등에 표시된 △도형 △기호 △표 △차트 등 시각적인 그래픽을 촉각 그래픽으로 구현한다. 손가락의 촉감으로 그림과 이미지 등을 만져 내용을 인식할 수 있다. 교육, 음악, 엔터테이먼트 등 일상 속 각종 분야에서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닷의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단번에 주목받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박람회인 CES 2023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세계를 선도할 기업을 뽑은 만큼 CES의 최고 영예로도 불린다.
CES에 제품과 서비스를 출품한 기업만 3200여 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분야별 최고혁신상은 단 20곳에 주어진다. 닷 패드는 △접근성(엑세스빌리티, Accessibility) △모바일과 디바이스(Mobile & Devices) △가상과 증강현실(버추얼 앤 오그맨티드, Virtual & AugmentedReality) 카테고리에서 모두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IB업계 관계자는 "닷이 시각장애인용 기기에 생산하기에 단순히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ment) 기관 사이에서 핫한 조명을 받고 있는 건 아니다"며 "일단 해외 정부와 공공 기관을 중심으로 닷 패드에 대한 니즈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 계약 체결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잠재적 수요가 수익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닷은 미국 교육부와 국·공립 시각장애인 학교에 닷 패드를 보급하는 계약(300억원 규모)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 CES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후 글로벌 인지도가 크게 높아져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국가와도 수출을 논의해 나가고 있다.
벤처투자 시장의 혹한기가 계속되는 와중에 닷은 연초 134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당시 인터베스트, 새한창업투자 등에서 가용 재원을 확보한 만큼 다른 스타트업처럼 운영 자금이 부족한 여건이 아니다. 그 뒤 AFW파트너스와 블루웨이브인베스트먼트가 공동 운용하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서도 50억원 가량을 투자받았다.
이 신기술조합의 주요 출자자는 하나증권과 클럽원 한남(WM센터)의 초고액자산가(VVIP)다. 개인 고객의 경우 상품화를 통해 조합에 참여했고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 다른 증권사도 기관 출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하나금융그룹의 간판 브랜드인 클럽원에서는 초기 투자 단계인 비상장투자 상품도 활발하게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