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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매일경제] 美시각장애인, 웹툰 ‘유미의 세포들’ 손으로 보다
Date
2024.10.31 11:00
토종 소셜 벤처 닷(대표 김주윤·성기광)이 자체 개발한 닷패드(Dot Pad)를 통해서 시각장애인들이 손으로 만져서 웹툰을 볼 수 있는 길이 처음 열렸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네이버 자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포용적인 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협업한 결과물이다.

매년 10월 둘째 화요일 ‘세계 시력의 날(World Sight Day 2024)’을 기념해, 미국 서부 최대 시각장애인협회인 점자연구소(Braille Institute)에서 10월 한 달간 세계 최초의 촉각 웹툰 시연 행사가 진행됐다. 현지 시각장애인들에게 이동건 작가의 인기 웹툰 ‘유미의 세포들’과 미국 미리암 보나스트레 투르 작가의 ‘후키(Hooky)’가 소개됐다. 행사 취지에 공감한 작가들 허락을 얻어 시각장애인들에게 무료로 배포된 것이다.

닷패드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유미의 세포들 웹툰이 구현된 모습                         사진제공=닷

40대 미국인 롤란도 로메로씨(미국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포츠 및 레크리에이션 회장)은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는 모습을 닷패드로 봤는데 너무 신기했다. 점자를 몰라도, 그림만으로도 이렇게 다양한 모습의 그림책을 보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놀랍다.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도서관에서 점자 교육을 담당하는 모니크 마리아니씨는 “촉각으로 만화를 즐기는 경험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닷패드가 제공하는 새로운 촉각 기회를 통해 우리 점자도서관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이 세상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2015년 설립된 닷은 2017년 세계 최초로 점자 스마트워치인 ‘닷워치’를 내놓아 화제를 모은 소셜벤처기업이다. CES 2023 혁신상을 수상한 ‘닷패드’는 세계 최초의 스마트 촉각 그래픽 디스플레이로, 글과 그림, 그래프 등 다양한 시각적 정보를 실시간으로 촉각 그래픽으로 변환해 제공할 수 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웹툰 시리즈가 닷패드로 제공되면 전 세계 시각장애인들이 보다 많은 디지털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 시각장애인 인구는 2억8500만명으로 추산되고, 약 90%가 후천적 시각장애인으로 알려져 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북미 서비스 총괄 이신옥 리더는 “주식회사 닷과 협력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새로운 콘텐츠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며 “전 세계 팬들이 웹툰을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사명 중 하나인데, 이를 실현하게 되어 매우 뜻깊다”고 전했다.

시각장애인 고미숙씨는 “많은 사람이 웹툰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며, 시각장애인도 함께 웹툰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면서 “특히 ‘유미의 세포들’ 속 각각의 세포들이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했는데, 그 모양을 직접 촉각으로 느껴볼 수 있어서 너무 흥미로웠다”고 전했다.

닷 관계자는 “앞으로 시각장애인들이 웹툰을 통해 풍부한 이야기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콘텐츠와 웹툰 제작을 통해 포용적인 콘텐츠 환경을 조성하고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접근성을 지속해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닷은 기부나 미국 브라질 등 정부 조달시장을 통해 시각장애인용 스마트 기기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매출 약 100억원을 달성했고,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2024년 예비유니콘’에도 선정됐다.